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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tes/Daily

[배민커넥트&쿠팡이츠] 사고 쳤나요? 네 그럼요.

by 메모밍 2020. 1. 5.

 

 

 

  최근 들어 잠깐 신경써서 도로위를 보면 부쩍 많이 보이는 이들이 있다. 자전거를 타고 있기도하고 전동킥보드를 이용하기도 하며 아예 걸어 다니기도 한다. 또 그들은 네모난 큰 가방을 메고 있거나 아니면 두손에 짐을들고 있고 조금 초조한 눈으로 핸드폰을 계속 확인하는것이 특징이다. 바로 '배달 대행 파트타이머'다. 

 

  배달의 민족에서는 '배민커넥트', 쿠팡(Coupang)에서는 '쿠팡잇츠 라이더' , '쿠팡잇츠 배달파트너' 라고 한다. 작년까지는 우버잇츠(Uber eats) 까지 세명이서 서로 눈치 싸움을 했었는데 우버 잇츠가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배민과 쿠팡 둘만의 필드가 되었다. 쿠팡이 워낙 뒤에 가지고 있는 자본주머니가 크다보니 라이더들에게 주는 프로모션이나 혜택이 좋아서 많은 라이더들이 쿠팡쪽으로 대거 이동 했다고는 하지만 소비자들의 이용률은 배달의민족이 압도적으로 높은것이 현실이다. 뭐, 그들의 사정이 어떻든지 간에 내가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 입장이 아니고 배달 대행 파트너인 이상, 시간대비 벌 수 있는 금액이 많은쪽의 배달 서비스를 선택할 것이다.

 

자, 그럼 나는 어디를 선택 했을까? 

 

  결론적으로 둘.다. 신청했다. 사실 기존에 먹부림을 위해 많이 이용하던 앱이 배달의민족 이었기에 친숙함이 이끄는 배민커넥트를 이번주 초에 신청을 했다. 간단히 앱으로 신청하니 몇 일후에 오프라인 교육을 들으러 오면 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친절함을 친절하게(?) 교육받고  앱 사용법을 익히고 전혀 꾸밈없는 날것의 프로필 사진을 현장에서 찍히고 나면 하늘색 가방을 지급 받는다. 나는 바이크를 이용해서 배달 일을 하고자 하기에 보험 심사 과정이 더 있어 당일 부터가 아닌 한주 지난 다음부터 가능하다고 전달 받았다.

 

크다, 진짜 크다 가방, 먹을꺼 가득 채워서 내 집갔으면

 

 


 


  그렇게 배민 커넥트의 일을 바로 할수는 없았지만, 오늘 한건이라도 경험을 해보고 싶은 기분이 들어서 쿠팡쪽을 찾아보았다. 그런데, 쿠팡잇츠는 별다른 절차없이 바로, 너무나도 쉽게, 간단하게, 쿨하게 날 데려갔다. 절차가 간단하다는 것은 긴급 상황에 대한 보장 받는 범위가 줄어든다는 말과 같은 선상에 있긴하지만 무엇보다 바로 시작 할 수 있고 배달 건당 금액도 배민보다 훨씬 컸다. ( 이럴줄 알았으면 오늘 하루종일 맥북이랑 놀지말고 진작에 쿠팡이랑 일할 걸 그랬다 ) 

 

  쿠팡잇츠 파트너 앱을 키고 설레는 마음으로 헬멧이랑 장갑을 집어들었다. 혹시 폰 전원이 없어서 업무할당을 못받을까 보조 배터리도 챙겼다. 그렇게 몇분 정도 기다리니 첫 콜이 잡혔다. 이때 시간이 밤 12시 였는데 배달 콜이 들어왔다. 첫콜이 마지막 콜이 될 시간, 누군가는 배고파서 잠못이룰시간, 그리고 그 시간에 완벽한 음식인 떡볶이 배달이었다. 내가 먹을 것도 아닌데 신나는 마음으로 앱을켜고 매장 위치를 보며 스쿠터에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모든게 수월했고 너무나 평화로웠다. 자정이 넘은 시각에 차가운 새벽 공기를 마시며 한산한 도로를 스쿠터로 달리고 있자니 너무 좋았다. 앱 왼쪽상단에는 시계가 있는데 여기에는 내가 지금부터 매장에 도착해야할 시간이 표시되고, 매장에서 음식을 받았다면 배고파 하고 있을 한사람에게 가져다주어야할 시간이 새로 갱신된다. 그 시간마저 여유로웠기에, 첫 배달은 수월 하리라 섣.불.리 생각했다. 

 

  3분을 남기고 지금 이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고 있을 매장 근처에 도착 했는데 이상하게도 도저히 해당 매장을 찾을 수가 없었다. 쿠팡에서 제공해주는 지도는 분명 여기라고 얘기하는데 내눈에는 불꺼진 간판을 아래있는 상가들만 즐비할 뿐이었다. 그렇게 조금 헤매다 보니 앱 왼쪽위 시계가 빨간색으로 변했다. 화가 난 것이다. 위험을 직감하고 스쿠터로 근처를 몇번을 돌았다. 내가 찾는 떡볶이 가게가 없었다. 시간은 계속가고 내 눈에는 안보이고 아파트 단지도 들어갔다가 문닫은 상가 안에도 들어갔다가 야밤에 헬멧 쓰고 이리저리 여기저기 엄청 수상하게 뛰어다녔다. 

 

   추울까봐 껴입고온 옷이 의미없어질때쯤 떡볶이의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이 음식을 기다리고 있을 한사람과 자신이 만든 최고의 음식이 식어가고 있는것을 바라볼 매장 사장님과 그들 사이에서 고통받고 있을 쿠팡잇츠 직원분들이 동시에 떠올랐다. 자정이 넘은 이시간에 나하나로 몇 사람이 괴로울것을 생각하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친절한 쿠팡잇츠 고객센터 분들과 매장 사장님과 몇번의 통화끝에 매장을 찾았다. 간판불이 꺼져있었다. 자정이 넘었고 사장님은 매장을 마감하면서 오늘의 마지막 떡볶이를 만드신 것이었다. 내가 그렇게 헤메던 길 바로 옆에서 조용하게. 문을열고 들어가니 다행히 떡볶이는 뜨거워지만 날 바라보는 사장님의 마음은 식어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사과를 드리고 최대한 빨리 배달하는 것이었다. 

 

  앱을켜고 음식을 수령했으니 이제 고객에게 안내해 달라는 버튼을 눌렀다. 배달 주소지는 멀지 않았으나 밤이었고 우리가 사는 곳은 아파트만 있는게 아니었다. 일반 주택과 일반 빌라가 섞여있으며 건물마다 각각 그들만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평소에는 관심도 두지 않던 지번주소와 도로명주소가 너무 헷갈렸다. 그렇게 골목을 헤메고 다녔다, 여기서도 늦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온몸에 땀이 났다.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잡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시간은 이미 자정을 한참 넘은 시간이었다 수상하고 초조해보이는 남자 한명을 빼면 아무도 없었다. 도대체 이 곳은 어디인가. 매장은 차라리 위에 간판이라도 있는데 주택은 그런것도 없다. 또 다시 시계는 빨갛게 화가 났고 쿠팡잇츠 직원분들이 전화로 나를 찾기 시작했다. 아찔했다. 배달일이 정말 쉬운게 아니다. '열심히' 보다 '잘'하는게 훨씬 더 중요한 일인데 나는 이 날 너무 서툴렀다. 

 

   보온 가방에 넣은 떡볶이가 버텨주길 바라며 내가 가진 모든 네비게이션 앱을 다불러내서 물어보며 뛰어다녔다. 그렇게 골목을 누비던 중  어떤 분과 눈이 마주쳤다. 나는 날씨와 관계없이 한 여름이었지만 그 사람은 아니었을텐데 가벼운 옷차림,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발, 그리고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듯한 눈빛. 그렇게 내 떡볶이의 주인을 만났다. 하만터면 "(만나서) 감사합니다" 라고 첫 인사를 할뻔했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떡볶이 사장님은 최고의 음식을 만들어 주셨는데 내가 서툴러 배송이 지연되었다고 죄송한 마음과 음식을 전달하고 첫 배달을 마쳤다.

 

헬멧을 벗고 스쿠터에 앉아서 한참을 멍하게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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